ㆍ작성자 오금옥 ㆍ작성일 2013/10/22

ㆍ조회: 5595

우리할아버지. 윤숙이 할아버지. 혜숙이 할아버지. 우리집은  충남홍성군 홍성읍 오관리4구415번지 홍주성 아래에 마당 이 넓고 마루도크고 시원한 일자집이었다. 고바우 이발관하는 운대네. 제재소하는도석이네. 바로아랫집에 연숙이네집 또그아래로 혜숙이네.  한동네에 서 태어나날때부터 늘 마주치고 ,싸우기도 잘하고 실삔치기도잘하고   남동생이 다리가 아파서 자유롭게 딱지치기나 구술치기를 잘못해서 내가 다니며 대신다하고 다니기도 했다. 구슬이나 딱지치기를 해서 자루에 담아 집에가지고 와서 동생들하고 세어보고 웃어가며놀면 그딱지 전부 우리할아버지는 아궁이에 불태웠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학교에서 오자마자 책가방 내던지고 딱지치러 다니니. 엄마보다도 아버지보다도 세상에서 우리는 할아버지를 제일 무서워했다. 그래도 우리할아버지는 정말오래사셨다.내가 중학교 3학년때 100살 생신상받고 얼마안있다 돌아가셨으니.  참 요즘말로 복받은 양반이다.   난 어렸을때부터 막걸리를 잘먹었다. 할아버지가 학교에 갔다오면 막걸리 한주전자 사오라고 한다. 그때 돈화폐를 잘기억 못하겠는데 동네 종기네서 사면 20원이었고 홍주양조장에가면 18원이라 2원남겨서 그거 내가 가지고 십리사탕도 사고 딱지도 사기도 했다.   홍주양조장이 멀어서 좀가까운 홍성양조장에서 사올라치면 용케 할아버지가 아시고 거기꺼는 기가막히게 아시고 사오지 말라고 하신다.   나도 홍성양조장 술맛보다,홍주양조장 술맛이 좋다고 생각했다.   무더운 여름날 막걸리 주전자 들고 오다보면 냉장고가 없던시절 다리에 스치는 주전자의 시원함과 막걸리의 달큰한냄새, 그향에 집에 오며 오며 주전자 입에대고  꿀꺽 꿀꺽 한모금씩 매일 먹어가며 다녔으니 그술맛을 오죽 잘알겠는가?   집에 다오면 가뿐해진 주전자에다 우물물 을 조금씩 잘조정해서 넣고할아버지 갔다드리고 술기운에 시원한 마룻바닥에서 한숨 잘잔다.   술맛하면 윤숙이 엄마가 집아랫목 조그만 단지에 이불 겹겹히 덥어서 담아놓는 술이 제일 맛있었다. 아줌마가 주시는 술찌게미가 그시절엔 어찌달고 맜있었든지, 쩝! 윤숙이네 술거르는 날은 그곳에가서 놀다가 얻어먹고곤했다. 국민학교 3.4학년때였는지 잘기억이 안나는데 그날도 윤숙이네 놀러가서 술거르기를 기다리는데 아줌마도 없고 할아버지도 안계시고 걸러논 술찌께미도 없었다.   술배는 고픈데, 기다리고있는데  윤숙이가 할아버지하고 엄마가 제삿날이라 제사흥정 하시러 시장에 가셨다고 한다. 이따와서 술거를 꺼니까 이따오라했다. 정말 착하디 착한 윤숙이에게 내가 기다리지 말고 술건데기만 살짝 건져먹자고 꼬쎴다. 쪼끔만 아주 쪼끔만 먹자했다. 안된다고하는 윤숙이를 꼬셔서 안방 아랫목 병풍뒤에 가려져 있던 술단지를 살짝 열어서  밥사발로 푹퍼서  얼른 덮어놓고 집주인 윤숙이 한모금 먹고 나머지는 식성좋은 내가 다먹어 치우고,  아무도 본사람 없으니 누가 알랴했다.   한참을 지나 떠들썩한 소리에 안떠지는 눈을조금 떠보니 윤숙이 엄마가   "아이고 ,어떻게 한대유 "   하면서 그릇에다 찬물떠다가 얼굴에다 뿌리며 내얼굴을 두드리며 깨우시는데 깜짝놀라 일어나니까, 할아버지가 성질이 잔뜩나가지고 일어나라고 소리지르고 계셨다.  가까스로 나는 일어났는데 몸이약한 윤숙이는 인사불성이었던같았다 . 윤숙이 할아버지가 소리지르는 소리에 싸움난줄 알고 구경나오시던 우리할아버지가 내거 비실거리며 일어나오자 윤숙이 할아버지가 날때려서 비틀거리는줄 알고 냅다 할아버지 귀싸대기를 후려패셨다 . 윤숙이 할아버지는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얻어맞고 한참 손위형님이라 때릴수도없고  말로만 왜 이러냐고, 소리지르시고 곱게 기르신 하얀수염을 휘어잡고 억척스럽게 덤비시는 우리할아버지.잘한다. 손녀딸이  술에취한줄 모르고   할아버지가 때린줄알고 내편이 되어 윤숙이할아버지하고 싸우든 말든 나는 집에와서 자고 할아버지들께서는   아마  조선일보 지국장 이셨든  혜숙이 할아버지  중재로 화해하시고  윤숙이 엄마가 내오신 막걸리로 화해하셨으리라. 제사는 잘지내셨는지  지금이야 궁금하겠지만 그때는 며칠동안 윤숙이네도 못가고  집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돌아서 가고 한동안 윤숙이는 나하고 말도 안했다. 작은마을에서  층층시하로  웃어른들 계시고 오빠들 군대가거나 서울만 다녀오더라도  꼭 어른드께 인사드리고 가고 다녀와서는 다녀왔다고 인사하는 우리동네는 참살기좋은동네였는데 지금은 상자각 같은 집들에 한칸만 떨어져도 누가 사는지 모르니 . 그시절이 그리운건 나만이 아닐것이다.

박명서 2013-10-22 10:03	누구진 알아보겠네~홍주성 안에있는 집 옆에집은 억주내 억주동생 동주는죽었어~

박세흥 2013-10-22 12:01	추억 글 재밌네. 나도 옛날 그당시 홍성양조장 또는 호서 양조장에가서 막걸리 심부름 여러번 했다. 연노랑 알미늄 주전자를 들고 집에까지 오려면 팔이 무척 아팠다. 오다가 주전자 꼭지에 입을 대고 쪽쪽 빨아 먹어봤다." 아이쿠 써!" 달지도 않고 맛도 없는 쓴 물을 일하는 어른들이 왜 먹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난 술을 먹지 못하는데 오금옥은 술 잘 먹는 모양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기분좋게 술 먹고 흥청거리며 주접을 떨고 실수하는 사람들 이해 못한다. 특히 여주 도전초 근무시 주인 할아버지 왈 "아무리 진수 성찬이라도 술이 없으면 웃음이 안 나와 그러나 아무리 음식이 형편없어도 술만 있으면 웃음이 저절로 나와" 그래서 주류와 비주류는 서로 이해하기가  힘든 것이 세상 이치인가보다.

오금옥 2013-10-22 12:45	그러기 술이 참달달하고 맛있었어 홍주양조장이 아니고 호서양조장이었구나. 지금은 술못먹는단다. 세월이 모든걸 잊게하나보다. 명서 잘기억나지 않지만 언제 만나면 더듬어 기억해보자. 동주가 참착했는데 말도 조용조용하고 아직 나이가 있는데 안타깝네. 이글이 20여년전에 동양방송 황인용 강부자코너에 냈든글인데 황인용씨 막웃어가며 읽었든기억나네 .세월지나 다시써보니 역시 추억은 아름답네.

전재천 2013-10-28 05:23	기억의 편린들을 한 조각씩 모아 가다보면 우리도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네요! 참으로 보배같은 추억들입니다 또 다른분들의 기억들을 보탠다면 아주 좋은 추억의 글이 될것이고 책으로 내도 될만큼 귀중한 우리들의 역사가 들어나겠지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세요

강희윤 2013-10-29 01:22	오금옥?~~오랜만에 홈피 들어와 보니 새로운 친구 글 보이내~ 너무 반갑고 ~근디 얼굴 잘 기억이 안나여~ 여튼 이쁜 할매칭구 같으요~^^**

조혜숙 2013-10-31 19:43	금옥아 반갑다 카스토리에서 자주 만나다보니 홈피는 오랫만에 드왔는데 네 글이 있구나 오래전 빛바랜 추억들이 새삼 우리의 어린 시절을 반추해 보는구나 하얀 수염의 연숙이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좋은글 자주 보자

 

중국 주석 시진핑 부인 펑리웬의 노래실력

명서에게 바치는 추억의 노래

글작성시 "글쓰기할때 참고사항(수정)"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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