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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지는 언덕에서
낙엽지는 언덕에서
님이 떠나가고 있네
바람 차고 구름낀 날
그대는 황금옷 훌훌 털어 버리고
겨울 바람에 목욕하려
나목들이 떠나고 있네
세상은 참 이상도 하네
사랑하는 이는 잡아도 떠나가고
보기 싫은이는 보내도 다시 오니
세상 참으로 불공평하네
아름답던 가을이 가던 날
바람결에 나뭇잎을 떠나 보내며
동구밖 은행나무는 흐득였네
눈 꼭 감고 긴 한숨 뱃어내며
또 오마고 말도 없이
님은 그렇게 떠나 갔네
어하둥둥 바람둥이
저 산 마루 소나무 머리채 잡고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남들처럼 살아 보라고
얼러대고 둘러대고
어랑둥둥 아랑둥둥
계곡물은 치달리고
시냇물은 걸어가고
강물은 느릿느릿 기어가네
어허야 둥둥 데헤야 둥둥
젊디젊던 벗님내요
곱디고운 검은 머리 어디두고
희끗 디끗 머리되어
가을 여행 나섰구나!
어허야 데야 저허야 데야
뒷동산에 올빼미는 음탕하게 울거니와
미친바람 늦가을 바람에
너도 나도 옷 벗는 날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는 세월에 한숨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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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지는 언덕에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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