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김용설 ㆍ작성일 2011/03/31

ㆍ조회: 2947

얼음도시 지겹도록 긴 캐나다의 겨울에 각자는 얼어붙는 내면으로 익숙하게 내려간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태양이 다시 뜨거워질 때까지, 그리고 또다른 밀레니엄의 종언이 시작될 때까지, --------- 저마다 다른 언어 위로 막 새로운 세기가 시작됐다 여느 때처럼 사람들은 곧 조용해졌고 마지막 씬이 사라진 어둑어둑한 대지엔 미처 눈이 되지 못한 빗방울들이 근원없이 흩날렸다 거기 가지마다 붙었다가 흘러내리는 빗물과 미친듯이 달려드는 바람, 사내 하나 비틀거렸다 중심을 잃고 굴러가는 세상을 그는 전선줄처럼 바라다 보았다 한때는 비감하기조차 했던 두터운 신념들도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떨어져나갔다 강한 원심력은 얼마나 아슬아슬한가 잎들을 다 떨군 저 가냘픈 나무는 그에게 비명을 지른다, 돌아가라고 흐트러진 탁자 위엔 팔을 뻗은 채 고개를 파묻고 있는 입술 젖은 꽃잎 하나, 칠흑의 머리칼을 어깨 위로 내려뜨리고 있었다 초침마저 얼어붙는 오후 세 시, 거리엔 연기처럼 검은 차량들의 긴 행렬이 느릿느릿 이어졌다 저들은 늘 굴러가는 세상으로부터 모자라는 속력을 조금씩 빌렸다 아, 누가 막을 것인가 애통하는 순수가 통과해야만 하는, 꽝꽝 빛나는 얼음도시 그 속, ---------- 또다시 밤은 그렇게 고립의 자세로 왔다 유리벽화처럼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 사물들, 깨어진 틈으로 마지막 열기마저 빼앗긴 채 어느 때보다도 더욱 열렬하게 부둥켜안고 있는 저들의 사랑은 의미없다, 예언은 계속되고 있었다 저들은 다만 세상의 의로움에 대한 경멸의 어리석음으로 외면당하고 있었을 뿐 자정에 열리는 진혼식은 언제나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었고 이미 죽은 자들의 영혼은 빗방울의 가지마다 잉잉거리는 바람소리에 섞여 가늘게 누가 누구를 부르는 소리 텅텅 울리는 벽 속의 그림자들로 흩어지고 지금도 지금이라 부를 수 없는 지상의 시간을 몇 번인가 건너갔던 심연의 거리거리마다 너희들의 희망이 그래도 희미하게 타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절망을 거부하지 못했던 믿음에 대한 계시를 끝내 구하지 않았던 것, -------------                             지극히 순수한 것은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나는 안다                             누구도 결백하지 못했으므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태양들이 차례로 떠올랐지만 햇빛은 오직 표면에서 꺽이었을 뿐 얼음도시 그 속 깊은 곳엔 다다르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비난의 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저들은 스스로를 비난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의 결백을 강조하려들었다 이제 열락의 밤이었던 그 모든 존재의 내면으로 눈발은 하염없이 잦아들고 사념조차 흔적없던 것일 때, 멀리 희미한 성좌에는 이르지 못할 것을 각자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 희망은 처음부터 저들의 것이 아니었던 것, 그러나 심연의 저쪽에서도 알 수 없는 그만큼의 거리로 이쪽을 그리워했을까, 이제 재가 되어 제각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공중을 떠도는 얼음도시 파편들아, 너희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혹여 빛도 없는 저 심연에서 다시 만난다 해도 과연 서로가 서로를 인식이나 하겠는가 그렇게 각자는 한 번은 만났다 헤어지건만 다시 해후하자던 지상에서의 기약은 또 무엇이었던가, 바람도 없는 저 흑암 속에서 너희들의 의식이 부딪혀 깨어질 곳은 더 이상 없다 그러니 다스릴 수 없는 본능의 자세로 다만 기다리라, 기다리다 혹 스쳐지나가는 영혼이 있거들랑 아직 타다 만 얼음도시 너희 파편들끼리 쩍쩍 달라붙거라 그리하여 어느 날엔가 눈발이 되고 빗물이 되어 돌아온다면 아, 서러운 것들만 남아 다시 불타오를 너, 얼음도시

전재천 2011-04-01 07:57	대작이였네 이방인이 바라보는 얼음도시 배타적인 환경과 이질감은 너무도 혼란스러워 술 몇잔으로도 해결할수 없는 나날이었을 거야 통과의례를 치르는 동안 춥고 배고픈 세월이 툰드라의 얼음보다도 고통스러워 결코 통과될수 없는 빛의 한계에 이르러 절망하고 절망을 믿음으로 풀지못하고 그대로 받아드림으로 희망이 보인다는 작자의 고뇌에찬 중얼거림은 이 지옥의 심연같은 세상에서도 서로 서로 의지하여 살다보면 새로운 세상이 밝아 올수있다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있네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소름이 끼칠정도로 사막한 분위기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않는 작가의 집념이 엿보이는 연작시였네 김용설 해설이 더 좋네, 힘들었던 시간이었고 이렇게 다 내려놓을 무엇도 없던 시기는 누구나 한 두 번쯤 있는 것이지 그게 오히려 힘이 됐어 생각이나 의지대로 안되는 게 세상이지만 난 꼭 집단적으로 통과하라는 지점에 있길 싫어했지 내 행로를 보면 뜻밖의 것을 탐닉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 것 같애, 우연을 던져놓고 시험에 들고 그러는 나는 어떻게 보면 의외로 바른 길을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지 내 눈에 내 안경인가? 4/1 16:42 전재천 조금은 무모한 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잘된일인걸 보면 돈키호테식 도전도 가치있는일이라 보네 4/2 06:52

이택구 2011-04-02 00:04	시험 당하기는 싫지만 자기자신을 시험에 빠트리고 거기에서 고뇌하는  모습이 인간의 참!인것 같은데  우연의 일치인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인것 같아!! 김용설 저 멀리 혼자 가는 자의 뒷모습을 내가 볼 수는 없는 것, 그러나 난 저 앞에서 얘기해줄 수 있어 고통의 아름다움을 4/2 10:33

강한태 2011-04-03 15:55	고뇌의 날들을 견디어오면서 희망이란 믿음으로 살아온 날들이 엿보이네 재천이가 역시 멋지게 해설했네 세상일은 항상 현재를 낙천적으로 보고 현재를 즐기는 지혜가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이롭다 하네 .

최동재 2011-04-07 08:47	영혼이 빛을 발할 수 있는건 정신이 맑기 때문 원초적 대자연이 가까이 있으니 맑음은 밝음으로 잉태 하는가 보다..

 

임몸질환 에대해

밴쿠버의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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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앵무새의 폭로 [3]	김복동	2011/04/29	3095
160	57.48회 동창친구들 [2]+3	박명서	2011/04/28	3058
159	위도 이야기 [4]+8	김복동	2011/04/27	3055
158	3학년,4학년 이야기 [6]	이택구	2011/04/23	3059
157	과유불급 [8]+8	박세흥	2011/04/21	3020
156	陰음畵화	김용설	2011/04/21	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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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여자의 마음 [5]+6	이택구	2011/04/17	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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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자물쇠는 뒤에서 [5]+7	김용설	2011/04/14	3019
151	하루는 24 시간이고 [3]	김용설	2011/04/13	2839
150	이건 사랑이 아닌가요 [1]+2	김용설	2011/04/12	2699
149	감사편지 [3]	임재희	2011/04/12	2484
148	누드 [2]	김용설	2011/04/12	2603
147	사랑아 보아라, [3]+2	김용설	2011/04/11	2678
146	6-1봄나들이(2) [6]+9	박세흥	2011/04/10	2980
145	교수형 [4]+5	김용설	2011/04/08	3054
144	몸속의 노페물을 빼는음식 [5]+3	김복동	2011/04/07	2660
143	그리워 하겠습니다 [5]+16	조혜숙	2011/04/07	2952
142	전재천 시 중에서.. [3]+1	이택구	2011/04/07	2282
141	인생의 후반기에 필요한 친구 [6]+9	강한태	2011/04/04	2619
140	페기스 코브 [4]+3	김용설	2011/04/04	2984
139	임몸질환 에대해 [4]+4	김복동	2011/04/02	3349
138	얼음도시 [4]+3	김용설	2011/03/31	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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