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전재천 ㆍ작성일 2011/04/30

ㆍ조회: 3641

멍석 딸기 장보러 간 할매 까자 사온다고 어린 아기 철길쪽으로 걸어갔데요 간이역 막차타고 할매온다며 아장 아장 아기가 걸어갔데요   흰꽃 분홍꽃 빨간꽃 코스모스꽃 줄지어 핀 철길따라 걸어갔데요 아기 조막손 같은 꽃봉오리 터지고 나면 아기 입술처럼 깔깔대는 분홍꽃 젖니같은 하이얀꽃 아기 볼 같은 볼그레한 빨간꽃   기차가 코스모스 꽃밭을 뒤 흔들고 지나갔데요 코스모스 꽃 대신 아기를 데려갔다고 사촌형수 퉁퉁 부은 얼굴로 애장터에 아기 뭍던 날   멧비들기 구슬프게 울었다지요 지어미 죽고 구구 지아비 죽고 구구 아기도 죽고 구구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누골 아가야 무덤위엔 까자같은 멍석 딸기 주렁 주렁 익었다지요

김복동 2011-04-30 12:04	그놈의 기차가 아기는 데려가고 에미죽고 애비죽고 아기죽고 무슨 비극이래 아~~ 슬프다 !!!!!!!! 전재천 우리는 가누골을 걸어서 12년을 다녔읍니다 비가 오거나 눈녹은 길을 갈라치면 신발에 황토흙이 늘어 붙어 무거웠고 낮은 계곡을 따라 아기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잡초가 무성하고 멍석 딸기가 빨갛게 익으면 손길이 가던 생각이 납니다 산 어디선가엔 구구ㅡ 구구 울어대는 멧비들기 울음이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가누골길을 수도 없이 다녔던 날들이 그리울때가 있답니다 4/30 19:08

이택구 2011-05-01 11:30	옛날에는 애무덤인지는 몰라도 조그만 묘가 있었어! 아기묘 라고 했는데 확실한건 모르지만...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때라 어릴적에 많이 죽었다고 하더군!! 전재천 애장터라고 하는곳에가면 조그마한 무덤들이 다정스레 모여있지 땅 파기좋고 야트막한 개활지에 주로 있는데 하도 작고 앙증스러워 무섭지도 않았지! 남어지 공부하고 오는 날은 캄캄한데 뒷통수가 쭈볕 쭈볕하던걸 5/1 19:09

강한태 2011-05-01 21:18	전에는 많이 낳아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자가 이세상의 주역이 되는 구조였지 유아기적에 전염병이 돌거나 갑작스럽게 병이 걸리거나 안전사고로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경우가 많았지 의료 혜택이 허약한데다 그나마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병이 들더라도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더이상의 조치를 하지못하고 생과 사는 하늘의 뜻이라고 받아들였었지  시골에는 동네마다 애장터라고 있어서 아기가 죽으면 저녁에 부모가 삽 한자루 가지고 가서  후딱 해결하곤 했다고 어른들에게서 들었지 유아 사망율이 하도 높으니 출생신고도 1~2년늦게 했던경우가 많았다고 들었어 전재천 그 당시 우리 할아버지는 사관을 놓실줄 알아서 꺼떡하면 아팠던 나는 할아버지의 중요한 고객 었는데 할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시면 안아프다고 도망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침 아니면 피마자 기름을 먹였는데 그 느끼한 맞이라니! 끔찍했지요 5/1 21:31

 

길 위에 제비꽃 같아서

엄마를 이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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