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기다리며/전재천
 
님이 오신다기에 기다렸어요
언제나 반가운 님이기에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도 기다리는겁니다
 
새벽에 차창에 오셨던 그대는 
꽁꽁 얼어서 반짝이는 보석처럼 빛이나는데
소리도 없이 왔다가신 그대이기에
반갑기도 하고 서운 하기도 해서 검은 하늘만 바라봅니다
 
잿빛 구름들은 한가로이 오고 가는데
습기 머금은 공기는 건조한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읍니다
 
창밖에서 작은 소리라도 들릴라치면
반갑게 창문을 열어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창문을 가볍게 노크 하거나 처마밑에 낙숫물로 추적이는 날이면
 
엄마의 자장가처럼 포근했던 기억들
멀리서 들려오는 장고 소리를 내거나
오동잎에 팍팍 부서지며 연주했던 그대여
 
날이 추워서 정 오시기가 불편하시면 
꽃봉오리 위에서 촉촉거리 않아도 하이얀 눈 꽃송이로나 오시지
시름 많은 이 세상을 솜 이불처럼 덮어만 준다면
그대를 나의 절친으로 소개 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