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초등학교5748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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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전재천
ㆍ작성일	2011/04/26

ㆍ조회: 2660

허수아비와 그림자
아침이 오면 어둠이 녹아 내렸던 적막한 밭에
허수아비의 어둠만이 남아 길게 기지게를 켠다
남루한 옷과 다 떨어진 밀집 모자의 사나이
외다리로 들판을 지키는 주인을 따라
하루에도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재주를 부리며 지루함을 달랜다
해가 서쪽하늘에 걸리면 그림자는 길게 누워
그림자의 왕인 어둠을 맞는다
허수아비는 저녁이 되어도 누울수가 없다
눕는 날이 세상과 이별하는 날임을 알기에
곡식을 거둔 빈 들판이라도 홀로 서있어야 한다
목숨도 없이 일년을 살았으니
어둠도 그를 어쩌지 못하고 그림자만 잡아가는것이다

말 하지도 말라

여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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