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김용설 ㆍ작성일 2011/04/14

ㆍ조회: 3026

자물쇠는 뒤에서 경찰과 개에게 쫓기면서 사내는 한참을 달렸다 달리면서 가시처럼 목에 걸려서 넘어지곤 했었던 마지막 말들을 생각했다 너는 내꺼였어, 영원히..... 저녁햇살이 계곡의 눈 위로 반사되면서 사물들이 하얗게 지워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는 용케도 잘 버텨왔었다 죽음을 까맣게 그리워하면서도 그때마다 어둠의 살을 깨물어 떨어져 나가던 꽃잎의 상처 위에 쑥처럼 발라주곤 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젠 끝난 것이다 컹컹, 컹컹, 너는 내꺼였어, 영원히..... 자작나무의 삭은 가지처럼 어느 숲 속 어둠 속으로 그의 몸은 힘없이 떨어졌다 자물쇠가 뒤에서 스르르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누구세요? 혈흔이 아직 남아 있는 그의 몸에선 기적처럼 살아 있다는 단서가 될만한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택구 2011-04-15 21:30	사실적인 시?  아니면 무엇을 비유해서 묘사한겨? 시는 좋아하는데 이해력이 부족해서...그리고 자물쇠는 수갑인감? 맞는겨~ㅎㅎㅎ

김용설 2011-04-15 21:46	도망가다가 심산유곡 때묻지 않은 여인의 집 앞에 우연히 도달한 것이니, 그의 상처는 거기에서 완성된다고 보면 되네, 죽은 후라도 말이지 김용설 이 작품은 밑의 '하루는 24 시간이고'의 속편이고, 발화된 사건은 실화(13 년 전)로서 저들의 사랑의 슬픈 서사를 시적으로 완성시키고 싶었다네, 4/16 00:22

조혜숙 2011-04-16 09:41	배신한 아내를 죽이고 산중의로 피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을 한편의 시로 묘사한 글이 아닌가요? 김용설 역시 혜숙씨는 어메이징입니다, 오이디푸스 비극의 서사까지 떠올리진 않더라도 오늘날 사회문제화 되어가고 있는 개인의 파편화의 심화가 사랑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 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 있고, 그러나 저는 그 사내를 옹호하거나 또는 그 옹호한 자를 비난하는 남녀 간의 심리적 거리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작품을 썼습니다 4/16 10:24 조혜숙 어메이징 ? 이렇듯 짜릿한표현까지 감사 합니다 그렇죠 이런말 있죠 가제는 가제편이고 게는 게편 이라는 저는 남녀간의 심리적 거리라기 보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념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이글속에서의 남여는 두사람 모두 피해자 이고 가해자 이죠 그러나 넌영원히 내거라고 외친 남자의 사랑에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이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4/16 10:59 김용설 사랑은 다 상대가 있는 행위인데 할 때 어느 일방의 욕망은 그 상대의 반응에 확장되거나 축소되거나 하지요, 우리는 서로 사랑했다는 것과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와는 얼마만한 거리가 있는지 지나칠 때가 있지요, 이때 피해자와 가해자의 균형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4/16 11:50 조혜숙 이들관계가 부부가 아닌 연인이라면 용설씨의 논리가 맞죠 그러나 이들은 부부였기에 살면서 다른한쪽의 애정이 퇴색된다 해도 부부로서 구속할 의무는 있다고 생각 합니다 때문에 배우자를 배신한행위 와 그로인해 죽음으로까지 가게한 행위는 서로에게 가해자의 입장이죠 또한 결말은 죽음을 당했고 죽음을 택한 행위는 피해자의 입장이죠 물론 죄질의 무게는 분명 다르지만요 4/16 14:27

김용설 2011-04-16 15:23	사랑은 희생과 동의어일 순 없을까 하는 질문에 골똘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희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남에게 대가 없이 주는 행위인데 속된 말로 가만 보니 너무 손해되는 것처럼 억울한 심정이 드는 거예요 되돌아오는 정이 별로인 것 같은 것 때문에, 소외감이지요 그러나 여기서 꾹, 참아야 한다는 것이 윤리의 가장자리라고 여겨졌습니다 자신의 최초의 선택은 가장 값진 무엇이다, 이것은 끝까지 진리입니다 그러기에 첫사랑이 영원한 것이기도 하고, 그것을 미혹에 바꾸고 세 자녀를 버리고 밴쿠버로 도망(?, 선택)간 여자가 있어요 뛰어난 미모와 능력을 누가 더 높이 산(?) 거죠, 토론토에서 우연히 그 남편과 마주쳤어요 아이들도 거기 있었어요 그들에겐 아내와 엄마가 없었어요 그는 사무실 밤청소를 하도급 받아 생활하고 있는 순박한 사내이죠 그러나 아이들은 보석 같은 존재, 그녀는 타인을 사랑하다 지친 것이고 사내는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인 타자를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였다면, 어땠을까요 드라마는? 그녀는 지금쯤 밴쿠버에서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잠못자고 있을 거라는 것은 다 지난 얘기일까요? 저는 선언의 천재지요, 그대가 원한다면 그리하라 그것이 나의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또 얼마나 큰 모순인 지를 나 역시 알고 있다 조혜숙 저도 두아이를 키우는 에미 이다보니 자식을버린 에미문제에서 많큼은 주관적이 판단이 흐려지고 단순히 제 객관성만 가지고 싱황 이유 불문하고 유죄라고 늘 이야기 합니다 짐승도 자기새끼는 거두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자기몸에서 나온 자식을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표현 한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가요? 윗글에서 아이를버리고간 에미가 다시 홀로됬다면 아이를위해서 에미자리로 돌아오라 말하고 싶군요 진정한사랑은 희생과 동의어란 생각에 한표 던집니다 4/16 17:32

박세흥 2011-04-16 22:47	역시 혜숙씨는 유교 기질이 물씬 풍기는 조선미인이여! ㅋㅋ 서양 사람들은 맞바람 피다가 죽은 다이애나를 높이 존경하는 모습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지. 동양적 궁중사고로 따지면 다이애나는 능지처참감 아닌가. 방송에 자주 출현하는 신성일 부인 엄앵란이 입만 열면  "여자들아 이혼하지 말아라. 이혼하면 더 손해다." 이게 다 유교적 기질에서 나온 사고라 본다. 그러한 영향으로 자식들이 부모 늙음 후 효도 공양 정도가 서양자식들보다 아직은 훨씬 낫다고 본다.  혜숙씨도 서양에서 태어났다면 자식과 남편의 싸가지가 없다면 사랑해주는 외부 남자의 유혹이 있다면 보따리 싸고 선언할 것이다.  "내 인생 내가 주인이고 내 행복 내가 찾는겨!!" 라고... 요즘 우리 주변에 "자식도 남이다"라는 서양식 사고가 점증하고 있지만..유교풍습 쉽게 안지워지지. 그리고 부인 바람폈다고 총으로 빵빵 쏴 죽이는 천하의 개념없는 질투의 화신 모습은 동서양 동서고금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가봐. 그리고 이런 인간의 고뇌와 내면세계까지도 포용하고 시의 소재로 삼는 것으로 보아 용설이는 참 사고가 넓고 깊은 친구여. 김용설 사내는 최선을 다했어 다만 희망에 따라가지 못했을 뿐, 4/16 23:43

 

과유불급

복동 황매산 철죽 군락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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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62	자물쇠는 뒤에서 [5]+7	김용설	2011/04/14	3026
261	복동 황매산 철죽 군락지 에서 [3]+4	김복동	2011/05/22	3019
260	은사님 을 뵙고 [6]+2	김복동	2011/05/14	2999
259	친구들 너무 감사 했습니다 [4]+7	조혜숙	2011/04/30	2987
258	페기스 코브 [4]+3	김용설	2011/04/04	2986
257	6-1봄나들이(2) [6]+9	박세흥	2011/04/10	2984
256	37년전의 추억속으로 [9]	조혜숙	2010/10/25	2979
255	전자렌지에서 [5]	김복동	2011/03/28	2977
254	사형수의 마지막말 [1]	김복동	2011/05/13	2966
253	가면속의 미소 [4]+4	최도희	2011/03/17	2966
252	웃지못할 이야기 [4]+9	김복동	2011/04/29	2960
251	그리워 하겠습니다 [5]+16	조혜숙	2011/04/07	2954
250	여기가 캇트라인? [1]	이택구	2011/05/06	2952
249	며느리의 말대꾸 [3]	김복동	2011/03/22	2952
248	얼음도시 [4]+3	김용설	2011/03/31	2951
247	陰음畵화	김용설	2011/04/21	2949
246	세계에서 아름답다고 하는 지하철 역 [4]+2	박세흥	2011/08/28	2947
245	스승의날 노래 [3]	이택구	2011/05/12	2943
244	짧은 아주 짧은 그러나 긴 상념 [6]+5	김용설	2011/03/29	2922
243	한살을더하면서 [10]+10	김성란	2011/01/12	2917
242	2014,10.25 관악산 기행 [2]	최동재	2014/10/26	2911
241	내 나이 쉰일곱에 [3]+5	조혜숙	2011/03/16	2897
240	흰 눈이오네 [4]+2	강명규	2010/12/25	2891
239	내소사 산행후기 [5]+6	조혜숙	2010/11/08	2891
238	안녕하십니까? 김용설입니다 [7]+6	김용설	2011/03/28	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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