陰음畵화
陰음畵화
물결처럼 그대의 가슴에 활활
노을이 번지기 시작하면
마디마디
음화로 떠오르는 그대의 숲 속으로
기차가 지나가고 007 이 지나가고 로열 패밀리가
뿅, 하고 사라지면
이윽고 달빛에 노출되는
또 하나의 여인
그 여인은 전혀 다른 빛깔의
정신과 관능의 소유자,
상황에 따라서
그대는 배우를 적절히 교체한다 그대는
그대의 속에 얼마나 많은 대역들을 거느리고 있는가
그때마다 나는
아찔해진다,
황당해진다,
그리하여 또다시 매혹당한다 그대의 숲 속에서
예기치 않게 튀어나온
저 여인을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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