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강국에 사는 사람들답게 뭐가 그리도 무슨무슨

동호회, 가산악회, 나동창회, 하하기행, 호호여행 참 많기도

하다. 거기에 블로그에 메일까지 아마도 그 조직과 그룹들

 숫자를 헤아려 보면 국민 한 사람당 신용카드를 3~4장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니만 모르긴 해도 각 개인이 가입을
한 것이 몇 배는 될 것이다. 그 수많은 싸이트에 내 입맛에

 맞게 콕 집어 가입하기는 쉽지가 않다. 설사 맞는다 해도
시간이 따라주지 못하니 머리 속에 그림이다. 돈 또 한 따라
줘야 즐길 수가 있지만 말이다.

평소 가입을 해서 이동을 해보고 싶은 것이 문학기행인데
뭉쳐서 몰려다니는 것이 글쎄다. 꼭 성격이 내성적인
것만도 아닌데 남 앞에 나서거나 들어 나는게 솔직히 별루다.

 오늘도 그 님 을 모락산 위에서 만났다. 어둠을 뚫고 숲에
들어서면 나를 반기는 것들 공기, 바람, 나무, 바위, 물,
저 멀리 아파트에 불빛까지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오늘은 어제보다 공기가 더 신선? 하다 바람은 불지만
미약하다. 정상에서 그 님을 맞이하는 기대감도 있지만
내가 기다리는 것이 사실은 또 하나 있다. 바로 바람이다,

 오늘도 서풍은 불어 나뭇잎은 간간히 날리지만 그건 바람이
불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낙엽이 지는 것으로 뿌리로 돌아

가는 과정 일뿐 상황연출이 안 된 거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불러
조조에 선단을 화공으로 무찔러 다든가? 내가 기다리는
바람은 바로 제갈공명이 기다렸던 그 동남풍이다.

왜? 꼭 동남풍이어야만 하는가?

“陳根委翳 落葉飄颻 [진근위예, 낙엽표요] 해묵은 뿌리는
버려져 넘어지고 나뭇잎은 가지에서 떨어져 바람에 나부낀다.“

 지난 태풍에 “진근위예”는 상황이 연출됐는데 “낙엽표요”는
미연출 이다 그 상황을 연출 할려면 반드시 동남풍이 불어
줘야 한다. 바로 나뭇잎이 가지에서 떨어져 바람에 나부끼기

 때문이다. 숲에서 그 장면을 마주치면 그야말로 장관이다.
년 전에 내가 낙엽이 표요 하는 바람의 연기을 보았는데
그 땐 진근위에가 없었다. 올해는 불행스럽지만 “진근위예”는

 일찍 바람이 연출을 해놨으니 그 위에 낙엽이 표요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陳根委翳 落葉飄颻”가 뜻하는 진면목을
목격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문학기행’이다.

 올해는 그것이 기대되기 때문에 바람을 기다린다. 그럼 내
삶에 있어 진정 동남풍은 뭘까? 돈, 자식, 명예, 이것 모두다?
뭘까? ^_^~